우체국에 편지를 보내고 복지관으로 돌아오는 길.
누군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돌아보니
복지관에서 활동하시는 어머님이 계셨다.
"어머님 여기서 뭐하고 계세요?"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드렸더니
"뭐하긴~ 보면 모르나! 하하하"
웃으시며 손으로 가르키는 곳을 보니
고구마, 고추, 마늘 등이 보였다.
모두 본인이 직접 텃밭에서 키운 작물이라고 하신다.
“장사 좀 되세요?” 라고 물으니
오늘은 날씨도 춥고 사람도 없다며 한탄을 하시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으신다.
장사가 목적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을 만나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좋다는 말씀과 함께.
도란도란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는 도중에
왜 어머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이해가 되었다.
어머님은 15년전에 이 마을로 오셨다고 한다.
척추장애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서 외부로 나오는것도 힘드셨다고..
그래도 워낙 낙천적인 성격으로 인해 낙담하지 않고 치료를 받으시다가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인문학대학과 인연이 되어
점차 외부로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아직은 활동하는게 낯설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는 재미를 찾게 되었다며
앞으로는 봉사활동도 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머님과의 대화를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부분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로인해 한층 더 가까운 이웃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면의 모습을 이해하니
오늘따라 어머님의 미소가 마음속에 잔잔하게 퍼져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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