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업무가 마무리 되어가는 늦은 오후,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복지관을 나섰습니다.
저 멀리서 어르신과 함께 ‘총총총’ 귀여운 발걸음으로 걸어오는 강아지가 보였습니다.
주저 없이 다가가 인사를 하고, 쭈그려 앉아 강아지를 쓰다듬었습니다.
“어르신 안녕하세요~~~멍멍이가 너무 귀여워요! 강아지 이름이 뭐에요?”
“똘이야~ 똘이! 이쁘지?”
웃으며 답해주시는 어르신을 뵈니 제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습니다.
똘이도 제가 반가워하자 기분이 좋은지 꼬리를 마구 흔들어댑니다.
“어디서 나온 아가씨야?”
“어르신 저는 세화복지관 직원입니다~^^”
“아~거기! 관리사무소 2층에 있는거 맞지?”
자연스럽게 어른신과 저는 거리에 서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던 젊은 시절 이야기부터
갑자기 사업이 망해 주공1단지 임대아파트에 살게 된 사연까지...
어르신은 처음만난 저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고마워,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편안해질 줄 몰랐어~
내가 딸이 없어서 그런지 아가씨랑 이야기하니 좋네~”
힘들었던 시간들을 회상하며 이야기해주시는 어르신의 손을 꼭 잡아봅니다.
복지관에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알고 싶어 어르신께 여쭤보았습니다.
“솔직히........생활이 힘드니까 조금이라도 돈을 벌 수 있었으면 좋겠어......”
아! 순간 직접 담당하고 있는 직업재활프로그램 ‘공동작업장’이 떠올랐습니다.
어르신에게 공동작업장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해드리고, 큰 금액은 아니지만
어르신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꼭 복지관에 방문해 달라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알겠다는 답변과 함께 우리는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어르신은 멋있게 손을 흔들어 주셨습니다.
멀어져가는 어르신과 똘이의 모습을 한참동안 지켜봅니다.
복지관으로 돌아오는 길, 사이좋은 길고양이 커플을 보며 문득 생각해봅니다.
‘우연한 마주침에서 시작된 인연의 끈을 한 올 한 올 엮어가는 것이 우리네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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